농작물과 빛공해
야간조명 근처에서 자라는 농작물은 개화, 출수가 비정상적이다. 벼, 콩, 들깨, 참깨, 팥, 조, 옥수수, 호박은 빛이 비치는 시간
(일장)이 12시간 이하에 정상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가로등 근처의 논밭 또는 자동차 불빛이 출몰하는 도로가 농작물이나
대도시 빛공해 지역의 농작물은 지나친 조명 때문에 웃자라고 꽃이 늦게 피며 알갱이가 열리지 않고, 시금치, 보리, 밀, 쑥갓,
겨자는 꽃이 빨리 피어 농작물 수확을 망치기도 한다. 보름달이 가장 밝을 때가 0.3 룩스인 반면 가로등은 30~50 룩스, 250W
짜리 나트륨 등은 45m까지 10룩스 이상 된다. 때문에 가로등 주변의 식물드은 밤이 뙤약볕과 다를 바 없어 식물 신진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 지 않는다. 초가을에 피는 코스모스는 주변의 가로등 때문에 여름과 봄에 꽃을 피우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고, 단풍이나 플라타너스는 낙엽이 늦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로수와 빛공해
겨울철 가로수를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가로수에 마구 감는 장식용 전구는 높은 온도의 열과 빛으로 가로수를 누렇게 변색
시켜 죽이는 원인이 된다. 식물이 휴식에 접어드는 겨울철에 나무를 열과 빛으로 숨막히게 하는 것은 식물 생장시스템을 전혀 고려치 않는 빛 고문이다
곤충과 빛공해
곤충은 빛에 예민한 생물이다. 반딧불이가 조명을 피해 산속으로 사라진다면 나방은 조명을 향해 몰려들다 떼로 죽는다.
때문에 저수지, 산림, 하천, 호수에 설치되는 도로등, 가로등의 야간조명은 특정 종의 멸종을 가져오기도 하고 주변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
밤낮을 구별하지 못하는 매미가 여름 한밤에 울어대면서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것은 야간조명으로 인해 밤낮을 인지하는 생태시스템이 교란되었기 때문이다.
길 잃은 새들과 빛공해
별과 달을 보고 이동하는 철새들이 빛공해 때문에 별빛과 달빛을 찾지 못해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다 멸종되는 예가 빈번하고,
야간 통신탑에 수백 마리의 새들이 부딪쳐 죽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야행성인 부엉이, 올빼미는 밤에 활동해야 하는데
밤이 너무 밝아 야행성 종으로서의 생존이 어려운 실정이다.
양서류 및 파충류와 빛공해
빛이 과하면 양서류의 생체 수가 감소하고 파충류가 멸종된다. 개구리와 도롱뇽은 빛 때문에 번식이 저하되어 전체적인
생체 수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어렵게 부화된 플로리다 새끼 바다거북들은 강한 불빛 때문에 바다로 가지 못하고 해변으로 몰려가다 죽고 있다.
물고기와 빛공해
어류의 경우 빛에 모여드는 어종, 빛을 회피하는 어종이 있어 과도한 빛이 성장과 산란에 방해가 되거나 지나친 산란을 유도하기도 한다.
연어, 청어와 같은 회귀본능의 어종은 야간조명으로 인해 불빛을 따라 맴돌다 육식 어종의 먹이가 되는데, 민물고기, 까나리, 초록색 히드라도
빛에 모여들기 때문에 포획자의 손쉬운 먹이감이 된다.
로드 킬과 빛공해
야간 운전시 전조등은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고 전력 전구나 불법 HID류의 남발은 밤에 활동하는 야생동물 로드 킬(road kill) 사고의 주범이다.
동물은 인간보다 빛에 약해서 갑자기 밝은 빛을 보면 인간이 적응하는 시간보다 오랫동안 앞이 보이지 않아 그 자리에 멈추거나 차가 오는 방향으로 달려드는 습성이 있다.
때문에 고라니, 멧돼지, 너구리, 길고양이 그리고 삵과 같은 희귀 동물들이 자동차 불빛으로 죽거나 다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빛공해
조명으로 사용하는 에너지가 증가할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기후 변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어 지구생태계의 급속한 이상현상을 가져온다.
오염된 바다 빛공해
바다, 호수 주변 야간의 과도한 조명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번식을 저해하고 식물성 플랑크톤을 과잉 번식하게 해서 적조현상을 일으킨다.
이는 수중생물의 먹이사슬 파괴를 가져왔고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었다. 조명이 수중생태계의 자정능력을 잃게 한 것이다.
도시미관과 빛공해
우리나라 어느 도시나 야간 거리는 똑같은 모습이다. 서울 도심의 옥외경관조명은 m²당 밝기가 최고 79칸델라로 국제조명위원회(CIE)의 권장기준인 25칸델라를 훨신 초과한다.
이는 옥외광고물의 조화롭지 않은 색채, 각기 다른 점선면의 다양한 형태, 빛을 발하면서 발광, 점멸까지 하는 무질서와 혼란스러움 때문이다.
이러한 야간 옥외광고물은 빛을 발하고 있어 조명의 휘도, 반사, 칼라, 동작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도시 성격, 거리 특징, 건축물 형태 등이 조명과
어떤 조화를 추구할 수 있나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빛공해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끔찍한 시각 공해이기도 하다.
천체 관측과 빛공해
세계의 유명 천문대가 도시 불빛을 피해 깊은 산골로 들어가고 있다. 대도시가 하늘 밝아짐(skyglow) 현상으로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년 전 우리는 밤하늘을 쳐다보면 수천 개의 별을 볼 수 있었다. 지금 도시 밤하늘에서는 별을 전혀 볼 수 없고 지역에 따라 몇 개에서 몇 십 개 겨우 흐릿하게
보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밤하늘의 현실이다. 지금과 같은 빛공해가 만연하면 20년 후에는 지구별에서는 다른 별을 전혀 관측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 생체리듬 둔화와 빛의 관계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지구생물로 존재하는 순간부터 밤낮을 구분하고 빛에 따른 24시간의 주기에 따른 행동과 생리작용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수 천 년, 수 만년 전부터 이루어진 자연의 순리이자 법칙이다.
지구생물은 생체시계에 따른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생물체로 존재하는 길이다. 그러나 낮보다 밝은 밤,
과도한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인간의 생체리듬이 둔화되고, 생리작용 이상현상이 만연해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생체리듬이 둔화되면서 건강한 삶을 잃어가고 있다.
멜라토닌 감소와 빛
멜라토닌은 뇌 송과체에서 배출되는데 밤에 불빛을 받게 되면 그 분비가 줄어든다. 멜라토닌은 수면조절기능뿐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멜라토닌이 부족할 경우, 인체 면역력이 약화되어 각종 병증이 생기고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멜라토닌의 부족은 여성에게는 유방암, 남성에게는 전립선암의 위험을 가져온다.
멜라토닌은 기본적으로 수면과 안정을 촉진시키고 항산화 작용 및 노화방지 작용을 한다. 빛의 양이 증가되면 멜리토닌의 분비가 줄어드는데
낮보다 밤에 10배나 많이 분비되어 수면을 유도한다. 우리 눈의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에 의해 분비량이 조절되며 새벽2시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때문에 과도한 빛, 빛공해는 인간의 멜라토닌 분비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고 건강을 파괴할 수 있다.
시력 손실과 빛
사람의 눈은 감고 있어도 빛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조명 환경이 시력에는 굉장히 중요하다. 임산부가 잘못된 조명 생활을 하면 태아의 시력도 그만큼 나빠진다.
하루 종일 밝은 조명에 노출되거나 부적절한 조명 아래서 생활하면 근시가 되기 쉽고 시세포 재생력이 떨어지게 된다.
OECD 국가 중 어린이들의 안경 착용률이 가장 높다. 7세 이전에 손상된 시력은 성인이 되어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안구성장이 저해되는 빛 환경을 피해야 하다.
또한 대형 대형 할인마트, 주유소, 큰 입간판 조명처럼 지나치게 밝은 빛에 순응하면 상대적으로 어두운 것들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시각장애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레이저빛과 강한 강한 빛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어서 조명과 시력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장애와 빛
환한 가로등과 밝은 주택가 조명, 간판 불빛은 수면장애와 주민분쟁을 일으킨다. 야간의 과도한 밝기의 조명생활,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한 경우
집중력 감소, 짜증과 공격성의 증가, 창의력과 기억력 감소, 두통, 신경장애, 우울증, 심근경색,분별력 저하 등이 일어난다.
또한 식욕 억제호르몬인 렙틴의 농도를 낮춰 비만 확률을 높인다. 빛으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예민해진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 대한
반응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다.
에너지 낭비와 빛공해
미국인이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는 하루 동안의 조명은 하루 5천만 드럼통의 석유 에너지를 소비하는 양과 같다.
우리나라 1,600만 가구가 5분간 조명을 끄면 26만 647KW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에너지의 ¼이 조명으로 소모되고 있는데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조명생활을 계속할 경우 2030년에는 현재보다 80% 증대된 전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인류는 현재 필요로 하는 양보다 과하게 소비하는 조명으로 빛공해와 더불어 엄청난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에너지 자립이 가장 낮은 등급이면서 전력 소비량은 OECD 국가 평균 2배에 달한다.
문화재 훼손과 빛공해
역사문화재 및 자연경관 유적지의 야간 조명이 문화재 성격과 보존 대상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조명이 오히려 문화재를 파손하게 된다.
문화재를 돋보이게 하겠다는 조명계획이 문화재 본연의 형태, 색채, 질감, 재료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문화재를 물리적으로 손실시킬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건물의 가치, 미의 본질을 퇴색시킨다.
자연경관지 역시 자연경관으로 지정된 이유인 그 자연경관의 고유성을 도외시하고 현란한 조명 연출에 집중하게 되면 보존해야 할 것을 오히려 파괴하고 만다.
건강한 빛 문화의 소멸이 빛공해를 낳는다
모든 지구생물은 매 시간 매 분 초 필요로 하는 그 상황, 그 시간에 맞는 빛의 에너지로 삶을 유지해왔고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현재 불필요하고 과장되고 오염된 빛으로 건강한 빛이 소멸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명, 창조, 상생의 빛의 이미지가 공해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빛 때문에 동식물이 멸종되고 빛 때문에 병이 생기고, 빛 때문에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
빛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활용도는 엄청나지만 지금의 빛공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건강한 빛이 소멸되고, 건강한 빛의 문화가 사라지면서
인류문명 역시 그만큼 건강함을 잃고 발전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철학이 있는 내일의 빛을 가꾸기 위한 빛공해 공모전
빛공해가 진정 무서운 것은 빛공해가 물리적 환경공해의 문제만이 아니라 인류의 빛에 대한 철학이 상실되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을 위한 건강한 빛이 아니라면 그것은 발광체일 뿐이지 빛이 아니다. 철학이 없는 조명은 발광체일 뿐이고 그러한 발광체는 공해의 요소가 되기 싶다.
이제 우리를 둘러싼 조명 환경과 조명산업은 보다 건강해져야 하고 보다 윤리적, 문화적, 철학적인 사고와 고민 속에서 그 발전 방향이 논의되어야 한다.
조명박물관은 빛공해 공모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빛공해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빛공해 방지를 위해 함께 노력하여 보다 나은 내일의 빛을 가꿀 수 있기를 꿈꾼다.